검사장급 검사와 기자가 유착했다는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의 당사자인 채널A 전(前) 기자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17일 발부했다. 지난 4월 초 시민단체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고발로 검찰의 관련 수사가 시작된 지 석 달여 만이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특정한 취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검찰 고위직과 연결해 피해자를 협박하려 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고, 이러한 혐의사실은 매우 중대한 사안임에도 피의자와 관련자들은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하여 수사를 방해했고, 향후 계속적으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높다고 보인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 나아가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구속된 이 전 기자는 올해 초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구치소에 있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게 편지를 보내고, 이 전 대표의 지인을 접촉해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뤄 이 전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의혹을 제보하라고 협박성 취재를 하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사법연수원 27기)과 함께 이 전 대표에 대한 취재 진행 상황을 상의하는 등 두 사람이 공모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5일 이 전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측은 공모 의혹 등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앞서 이 전 기자 측은 검찰의 영장 청구 사실이 알려지자 “강요미수죄 성립에 대해 검사 등 법률가 사이에서도 첨예한 의견 대립이 있는 상황에서 미수에 그쳐 피해 발생이 없는데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형사소송법의 기본 원리조차 도외시 한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는 오는 24일 열리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