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11일 새벽 3시45분(한국시간, 현지시간 오후 7시45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3-4위전)을 놓고 숙적 일본과 격돌한다.

올림픽 사상 첫 4강 진출의 역사를 새로 쓴 한국이 일본을 꺾게 되면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한국 축구사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한국 축구는 1948년 런던올림픽부터 출전했으나 지금까지 메달권에 진입한 적이 단 한번도 없으며, 한국과 일본이 지금까지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메달을 놓고 맞붙은 적도 없어 이번 런던올림픽 한일전은 ‘사상 최고의 한일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64년만에 올림픽 사상 첫 메달 도전이라는 점에서, 일본은 1968년 멕시코올림픽(동메달) 이후 44년만에 메달 도전이라는 점에서, 양팀 모두 ‘아시아 축구의 지존 자리’를 놓고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을 건 최대 빅매치라는데 이견이 없다.

특히 이번 ‘한일전’은 때마침 주말 새벽에 열리는 관계로 태극전사들의 필승을 염원하는 안방극장의 응원전도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부천시에서는 지난 8일 새벽 한국-브라질 준결승전에 이어 이번 ‘한-일전’도 부천종합운동장을 활짝 개방해 시민들이 응원전을 펼 수 있도록 해 주말 새벽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까지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이 안방은 물론 거리응원전을 펴는 곳마다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결코 물러 설 수 없는 이번 ‘사상 최고의 한일전’은 경기에 나서는 양팀 선수들이 얼마만큼 부담감을 털어내고 준결승까지 치르면서 소진된 체력을 어느 팀이 더 빨리 회복한 상태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은 조직력을 앞세운 수비진과 볼 점유율을 높이는 짧은 패스를 통해 경기를 지배하려는 전술과 포메이션(전형)도 공격시 4-2-3-1, 수비시 4-4-1-1로 비슷해 결정적인 찬스를 어느 팀에서 먼저 선제골을 넣느냐에 따라 빅매치의 승패를 판가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은 일본전에 나설 베스트11로는 최전방 원톱에 박주영(아스널), 좌우 날개 공격수에 김보경(카디프시티)과 남태희(레퀴야), 처진 공격수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또는 지동원(선덜랜드)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톱으로 나설 박주영이 이번 한일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사고’를 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앙 미드필드에는 기성용(셀틱)과 박종우(부산)이 나서 공수를 조율토록 했고, 포백(4-back) 수비진은 좌우에 윤석영(전남)과 오재석(강원), 중앙에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 골키퍼는 정성룡(수원)이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어깨 부상으로 인해 이범영(부산)이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한국에 맞서 일본의 베스트11은 나가이 겐스케(나고야 그람푸스)가 원톱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좌우 날개는 오츠 유키(보루시아)와 기요다케 히로시(뉘른베르크), 공격형 미드필더는 히가시 게이코(오미야), 중앙 미드필더는 오기하라 다카히로(세레소 오사카)와 야마구치 호타루(이상 세레소 오사카), 포백 수비진은 도쿠나가 유헤이(FC도쿄)-요시다 마야(VVV벤로)-스즈키 다이스케(알비렉스 니가타)-사카이 히로키(하노버)가 나서고, 골키퍼는 곤다 슈이치(FC도쿄)가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은 일본과 역대 올림픽대표팀 대결에서 4승4무4패로 동률을 이뤘고, 지난 2003년 9월 친선경기에서 2-1로 이겼지만 3무2패로 일본전 승리가 없어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을 놓고 격돌하는 한일전에서 필승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할 경우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경기에 뛴 선수들은 모두 ‘병역 혜택’이 주어지는 관계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이다.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3-4위전) 한일전은 KBS 2TV와 SBS에서 11일 새벽 3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