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융~~’… ‘타아악!’

과녁을 향해 화살에 건 현을 힘차게 당겨서 놓을 때마다 화살이 날아가는 소리에 이어 화살이 과녁에 꽂히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온다.

휴일인 20일 오후 3시15분께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 357번지 원미산 기슭 ‘부천시 산울림청소년수련관’ 앞에 조성된 주말농장 옆에 마련된 사대(射臺)에서 국궁동호회 회원 2명이 전통활인 ‘국궁(國弓)’을 쏘고 있었다.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을 원미산을 찾는 시민들이 발길을 멈춘 채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내며 날아가는 화살이 과녁에 꽂히는 소리를 들으며 탄성을 자아냈다.

사대에서 저 멀리 원미산 자락에 놓인 2개의 과녁까지의 거리는 145m로,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면서 과녁을 향해 정확히 날아가서 타악!, 타악! 꽂혔다.

양궁에서 사대와 과녁까지의 거리는 최대 90m인데 비해, 국궁은 145m로 55m나 더 멀다. 일본의 대나무 활은 30m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국궁은 과녁까지 정확하게 맞힐 때까지 최고 3개월에서 6개월간의 수련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이곳에서 전통활인 ‘국궁(國弓)’을 쏘는 사람들은 역곡 안동네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사람들로 모인 국궁동호회 회원들이라고 한다.

한 회원에 따르면 “이곳(산울림청소년수련관쪽)으로 사대와 과녁을 옮긴 것은 근 30년쯤 됐다”면서 “이전에는 역곡중학교 뒤쪽에 있었다”고 말했다. 성주산 자락인 소사구 심곡본동 산2의 26번지에 자라잡은 부천 성무정(聖武亭)에서 국궁을 쏘던 원로가 국궁동회를 만든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활동중인 국궁동호회에 회원은 15명으로, 모두 나이 60이 가까운 대 지역원로들로 심신수련을 위해 이곳을 찾아 활시위를 당긴다고 한다.

산울림청소년수련관 앞에 조성된 주말농장의 5평짜리 텃밭을 가꾸기 위해 찾은 사람들과 원미산을 오르기 위해 이곳을 지나치는 사람들은 국궁동호회 회원들이 전통활인 ‘국궁(國弓)’을 쏘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 하면서도 주말농장을 넘너 과녁을 향햐 달아가는 화살을 보며 회원들에게 걱정스럽게 물어보기도 한다.

“화살이 과녁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달아가면 위험하지 않나요.”

그러자 한 회원이 “오랫동안 활을 쐈기 때문에 간혹 화살이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5m 이내 밖으로는 달아가지 않는다”면서 “국궁을 제대로 쏠려면 6개월 정도는 배워야 한다”고 귀뜸했다.

우리나라의 전통 무예인 ‘국궁(國弓)’은 불과 몇해 전까지만 해도 중·장년이나 노인층 등이 즐겨하는 원로 스포츠들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젊은층과 여성, 주부들로 동호인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인기 대중스포츠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특히 국궁은 서서하는 운동이지만 그 효과는 만만치 않다고 한다. 사대에 서서 곧은 자세로 활시위를 당기려면 엄청난 힘이 들어가고, 특히 다리에 상당한 힘이 들어간다고 한다.

또한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놓는 순간까지 집중력이 필요해 활을 쏘면서 자기도 모르는새 전신운동이 된다고 한다.

여기에다 활시위를 당길 때 손끝에 와닿는 현(絃)의 팽팽함으로 인해 자연스레 손끝을 지압하는 효과도 있고, 호흡을 가다듬고 과녁을 조준하는 순간에는 단전호흡도 저절로 된다고 한다.

화살에 화살을 얹고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힘치게 당기는 순간, 순간은 ‘정신일도 하사불성(情神一到 何事不成)’의 지혜를 일깨워 주는 게 활쏘기의 묘미라고 한다.

바쁜 일상생활에서 땀 흘리지 않고 심신을 수련할 수 있는 전통활인 ‘국궁(國弓)’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부천에도 2곳이 있다.

부천시립심곡도서관 성주산 자락에 있는 ▲성무정(聖武亭·소사구 심곡본동 산2의 26·☎032-662-7755)과 부천종합운동장 원미산 자락에 있는 ▲부천정(富川亭·원미구 춘의동 부천종합운동장 입구·☎032-665-1070)이 바로 그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