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반년 남짓 끌어오며 자칫 해를 넘겨 장기 집단민원을 전락할 우려마저 낳게 했던 소사공영차고지 건설사업의 반대 집단민원이 부천시와 주민대표단이 서로 한발짝씩 양보한 끝에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며 집단민원을 해소시켰다는 점에서 집단민원 해결 방법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초 주민들은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차고지=혐오시설’로 인식해 주거환경 침해 등을 이유로 ‘건설 백지화’를 주장하며 시청 앞 항의시위를 벌였고, 부천시에서도 ‘다수 주민을 위한 필요시설’임을 강조하며 적법한 행정절차에 의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공사 강행’이라는 초강수로 맞서 급기야는 주민들이 공사현장에 건설장비 투입을 물리적으로 막기 위해 24시간 감시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져만 갔었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홍건표 부천시장이 공사현장을 예고없이 방문해 한꺼번에 몰려든 주민들로 인해 급거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고 주민들이 할미로를 점거 농성하는 등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으나, 이후 부천시와 소사차고지 반대 공동대책위원회에서 협상단을 새로 구성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대화를 재개하기 시작해 주민들이 줄곧 주장해온 ‘건설 백지화’에서 ‘지하 차고지 건설 허용’쪽으로 선회했으나, 부천시에서는 지하 차고지 건설시 예산 과다 소요로 난색을 표명, 2차례 대화에서 협상이 결렬되자 또다시 강경 투쟁을 선언했다.

하지만 ‘차고지 건설 허용’이라는 큰 틀에서 부천시와 주민대표단이 협상의 문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집단민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재차 모색해, 주민 입장에서는 지하 차고지 건설 대신 주거환경 침해 등을 취소화하고, 시 입장에서는 소요 예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인 뚜껑을 덮지 않고 지하로 2m정도 파 내려가 차고지를 건설하는 대안이 제시돼 결국 대타협을 이끌어 냈다.
더구나 주민대표단이 한걸음 양보하면서 부천시로부터 주민들의 삶의 질 향사을 위해 부수적으로 얻어낸 선물 보따리도 많다는 점에서 이번 부천시와 소사공영차고지 건설사업의 전격 합의는 양측간에 불만없는 만족한 결과를 얻어낸 셈이다.

이번 소사공영차고지 건설사업 반대 집단민원의 해결은 부천시와 주민대표단이 협상 결렬이라는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양측간에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으며 단일화된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서로 한발짝씩 양보해 집단민원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첨예하게 대립된 집단민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이런 점에서 부천시와 인근 주민들간에 아예 협상을 위한 대화 창구가 단절된 채 2년 가까이 갈등과 반목속에 장기 집단민원으로 고착화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는 시립 추모공원 역시 끝없는 대립과 반목 보다는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아쉽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