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앞으로 저는 개인적으로는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김성태)의 1차 청문회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관 245호에서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8대 그룹 재벌 총수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열려 특위 위원들이 각종 국민적 의혹에 대한 추궁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범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삼성은 전경련의 가장 큰 회원사인데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해체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제가 감히 여기서 말씀드릴 문제는 아니고 선배 회장님들, 전경련의 많은 직원들도 계신 것 같아 전경련 자체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 자격은 없다”면서 “한 가지 의원님들께 말씀드릴 것은 개인적으로 앞으로 전경련 활동을 안 하겠다”고 답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재단 출연 건은 전경련에서 각 기업별로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와 관련해서도 “문화융성이란 단어가 나왔던 것 같은데, 나는 출연을 해달라는 것으로 이해를 하진 못했던 것같다”고 답했고, “문화융성과 스포츠ㆍ체육발전을 위해 삼성도 지원해달라는 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황영철 의원(새누리당)이 ‘여러 계열사를 통해 79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출연하는데 계열사에 대한 동시 지원이 (이 부회장) 지시없이 가능하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나중에 들어보니까 전경련 회비 내듯이 지원한 걸로 들었다”고 답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첫 질문에 나선 정제원 의원(새누리당)이 ‘(최순실 씨 딸) 정유라에게 10억 상당의 비타나V(말) 사준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번 일로 저희가 국민들에게 많은 우려와 심려를 끼쳐드린 것 잘 알고 있고, 무거운 마음으로 여기에 나왔다”며 “앞으로 절대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다시 연루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 규명’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가 열린 이날 국회 국회 본관 245호에는 8대 그룹 총수들이 모두 출동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CJ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출석했으며,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출석했다.

또 청와대와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국민연금공단 최광 전 이사장과 홍완선 전 기금관리본부장도 출석했다.

이날의 청문회는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재벌 총수들의 자리 배치도 관심을 모았다.

특히 정중앙(가운데)에는 이날 질문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968년생)이 앉았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미르재단에 125억원, 올해 2월에 박 대통령과 독대한 뒤 2월 말에 K스포츠재단에 79억원을 각각 출연해 240억원으로 대기업들이 출연한 금액 중에 가장 많은데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국민연금 로비 의혹, 최순실(60ㆍ구속기소) 씨 딸 정유라 씨 승마 지원 논란과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가장 많은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오른편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955년생),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1949년생),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1938년생)이 차례로 앉아 나이 순서로 자리가 배치됐다.

반대쪽으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1960년생),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952년생), 구본무 LG그룹 회장(1945년생), 손경식 CJ 회장(1939년생)이 차례로 앉아 나이 순서로 자리를 배치했다.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1948년생)은 정몽구 회장 뒤편에 앉았다.

이날 청문회 증인 선거는 8대 그룹 총수들이 모두 제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손을 든 가운데 전국경제연힙회(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발언대로 나와서 증인들을 대표해 선서를 했다.

“본인은 국회가 실시하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관련하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증언을 함에 있어 국회에서의 증언, 간증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및 제8조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진술이나 서면답변에 거짓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이 과연 8대 그룹 총수들에게 송곳 질문을 통해 얼마만큼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사건을 규명하는데 일조를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각종 언론에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묻는 뻔한 질문을 던지고, 재벌 총수에 짤막한 답변을 듣거나 청문회 단골 상투어인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난다’ 식의 뻔한 답변만 듣고 끝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