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세기의 재판’이라고 불렸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됨에 따라 삼성그룹 창업 79년 동안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지는 삼성가 직계에서 삼성 총수가 실형 선고받은 것은 이재용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기 때문에 2심에서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 다만 2심 진행 4개월이 넘어가면 불구속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

불구속 피고인 재판의 경우 서울고법이 평균 164.2일, 대법원이 167.2일이 소요됐던 만큼,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2심 결과에 따라 이르면 내년 늦겨울, 늦으면 내년 이맘때쯤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쟁용 부회장의 징역 5년 선고는 역대 재벌 총수로는 가장 높은 형량을 받은 김우중 대우 회장(15년 구형, 10년 선고)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부회장이 받는 혐의는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5개이다.

1심 재판부는 승마 지원 뇌물부문에 대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구속기소)은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인식하고 정유라 지원을 요구했고,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은 승계작업에서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고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들은 최순실(구속기소)에 대한 지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금품 공여라는 점을 인식했고, 삼성은 213억원의 상당의 용역을 체결한 코어스포츠를 최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다만 삼성이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에 대해선 뇌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해 “이건희 회장 이후를 대비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던 삼성 임원들이 우리나라 경제정책과 관련해 막강하고 최종적 권한을 가진 대통령에게 도움을 기대하고 뇌물을 제공한 사건”이라며 “이 사건의 본질은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의 부도덕한 밀착”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은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 및 개별 현안에 대해 적극적ㆍ명시적으로 청탁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박 전 대통령의 적극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뇌물공여를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특검 측은 1심 판결에 대해 “재판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항소심에서 상식에 부합하는 합당한 중형이 선고되고 일부 무죄 부분이 유죄로 바로 잡힐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삼성측 변호인단은 “1심 법원의 유죄판단에 즉각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보] 삼성 변호인단 송우철(55·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1심 판결은 법리판단과 사실인정, 그 모두에 대해서 법률가로서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 즉시 항소할 것이고 상고심에서는 반드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서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확신한다. 유죄가 선고된 부분에 대해서는 전부 다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속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2시30분 417호 대법정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그룹 전 임원(최지성·장충기·박상진·황성수) 4명의 선고 공판을 열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최지성(66)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63) 전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으며,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성수(55) 전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