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다스의 3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검찰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21시간에 걸친 밤샘 조사를 받고 15일 아침 귀가했다.

지난해 검찰 출석 21시간 30분 만에 청사를 나왔던 박근혜(66) 전 대통령과 비슷했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진술 내용과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어제 오전 9시 22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9시46분쯤부터 시작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조사는 어제 오후 11시 55분쯤 끝났다.

하지만, 검찰 조서 검토가 6시간 넘게 걸리면서 이 전 대통령은 15일 오전 6시 22분쯤 검찰청사를 나왔다.

검찰 청사에 머문 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21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은 셈이다.

검찰 청사를 나온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향해 “다들 수고하셨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본인 것이 아니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대기 중이던 경호처 차량을 타고 검찰 청사를 떠났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6시 33분쯤 논현동 자택에 도착해서도 기다리던 취재진에게도 아무런 메시지를 남기지 않고 집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걸로 알려졌다.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과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등 뇌물 혐의와 관련해서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는 취지로 진술했고, 다스의 비자금 조성과 대통령 기록물이 영포빌딩으로 불법 이관된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거나 실무선에서 이뤄진 일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걸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이 전 대통령의 진술 내용을 포함한 수사 결과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고, 구속영장청구 여부 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