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원미구 소사동 주택가에 핀 수수꽃다리. 201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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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에 제법 강한 4월의 네번째 주말인 23일 오후 부천시 원미구 소사동 주택가에 ‘수수꽃다리’(라일락)가 활짝 피어 진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수수꽃다리’는 단아한 자태를 뽐내는 눈부신 목련과 노란 개나리꽃, 연분홍 진달래꽃, 화려한 벚꽃에 비해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연한 자주색 꽃잎을 피우며 봄바람과 함께 코끝으로 스며드는 진한 향기를 뿜어내는 소박한 꽃이다.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 꽃나무가 가장 진한 향을 풍긴다는 말이 있듯이 ‘수수꽃다리’가 피워낸 꽃 가까이 코끝을 갖다대면 향기가 유난히 진하다.
영어권에서는 ‘라일락’, 프랑스에서는 ‘리라’라고 부르고, 미국에는 ‘미스김 라일락’이라고 불리는데, 그 유래는 1947년 미군정 당시 식물학자 엘윈 M. 미더(Elwin M. Meader)가 북한산에 자생하는 털개회나무 종자 12개를 채집해 미국으로 가져가 개량해 작은 나무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한 품종으로, 자신의 사무실에 함께 근무한 여직원의 성을 따서 ‘미스 김 라일락(Miss Kim Lilac)’이란 이름으로 1954년에 세상에 선보였다고 한다.
이렇게 탄생된 ‘미스 김 라일락’은 기존의 라일락보다 빨리 개화하고 추위도 잘 견디며 오랫동안 피는 관계로 빠르게 알려져 1970년대에는 한국으로 역수입됐다고 한다.
라일락은 서로 비슷한 식물이 많아 구별이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라일락’의 순우리말인 ‘수수꽃다리’는 꽃이 핀 모양이 수수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이름으로 한국의 자생종으로, ‘미스 김 라일락’과 친척 관계이고, ‘미스 김 라일락’을 탄생시킨 털개회나무를 비롯해 정향(丁香)나무, 개회나무, 꽃개회나무, 섬개회나무, 털개회나무, 버들개회 등 라일락과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식물들이 많다.
식물학계에서는 라일락의 정식 명칭을 ‘서양수수꽃다리’라고 부르고 있으며, 원산지는 캅카스(영어로는 코카서스·코카시아라고 하며 러시아 남부 카스피해(海)와 흑해(黑海) 사이에 있는 지역)와 아프가니스탄이 원산지이다.
물푸레나무과의 낙엽관목으로 양지에서 잘 자라며 내한성이 강하고 공해와 병충해에도 강해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수수꽃다리’의 꽃말은 ‘젊은 날의 추억’·‘우애’·‘친구의 사랑’·‘첫사랑’·‘아름다운 맹세’ 등이다. 4월의 봄날에 풋풋하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수수꽃다리’를 보며 젋은 날을 추억을 떠올려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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