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보여준 태극전사들의 선전하는 모습은 유난히 무덥고 길었던 2012년 여름 폭염을 잠시나마 잊게해주는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국민들은 런던에서 속속 전해오는 승전보에 열대야를 잊은 채 환호와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런던올림픽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간, 현지시간 27일)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전세계 205개국을 대표해 출전한 1만6천여망의 스포츠 건각들이 17일간 환희와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22개 종목에 출전한 한국선수단은 7월28일 밤(한국시간) 진종오가 남자 10m공기권총에서 첫 금메달을 시작으로 메달 획득 소식을 전하면서 폐막식을 앞둔 12일 밤 한순철이 복싱 라이트급(56kg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것을 끝으로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종합순위 5위를 기록해 1988년 서울올림픽(종합 4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성적이고, 원정 올림픽에서는 최고 성적을 올렸다.
한국은 당초 목표인 ‘10-10’(10개 이상의 금메달로 종합 순위 10위 이내 진입)을 초과 달성해 금메달 13개를 수확해 4년전 베이징올림픽(금 13·은10·동8·종합 7위)과 같은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 참가한 205개국 가운데 금메달을 단 1개라도 따낸 국가는 54개국이며, 은메달과 동메달까지 따낸 국가까지 합치면 79개국으로 가장 적은 메달 수는 동메달 1개이다.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는 동메달 2개로 75위, 동메달 1개를 따내 공동 79위에 든 나라는 모로코·사우디아리비아·쿠웨이트·바레인·아프가니스탄·타지키스탄·홍콩 등이다.
금메달 13개 한국의 금메달은 양궁과 사격에서 3개, 펜싱과 유도에서 2개, 레슬링과 체조, 태권도에서 1개씩을 각각 수확했다.
양궁에서는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횏득하며 올림픽 7연패의 금자탑을 쌓았고, 기보배는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으며, 남자 개인전에서는 오진혁이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냈다.
사격에서는 진종오가 10m 공기권총에 이어 50m 권총에서도 ‘마지막 한발’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하며 2관왕에 올랐고, 여자 25m 권총에서 김장미가 여자 선수로는 권총에서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펜싱에서는 사브르 남자 단체전(구본길·김정환·오은석·원우영)과 사브르 여자 개인전에서 김지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유도에서는 김재범이 81kg 이하급에서, 송대남이 90kg급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체조에서는 양학선이 남자 체조 도마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공중회전기술 ‘양학선(양1)’을 선보이며 1960년 로마올림픽부터 출전한 한국 체조가 52년만에 첫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레슬링에서는 김현우가 퉁퉁 부어오른 눈부상에도 불구하고 8년만에 남자 그레코로만형 66kg급에서 금메달을 땄고, 태권도에서는 황경선이 여자 67kg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사상 첫 올림픽 2연패 달성과 함께 한국에 13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은메달 8개
한국 남자 수영의 간판 스타 '마린보이' 박태환 자유형 400m에서 실격 판정으로 결선 진출 무산이라는 우여곡절 끝에 값진 은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2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도 신아람·정효정·최인정·최은숙이 올림픽 시상 첫 은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에페 개인전에서 1초를 남겨두고 시간이 멈추는 오심으로 결승 진출이 좌절돼 눈물을 흘려야 했던 신아람이 단체전 은메달로 아쉬움을 달랬다.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최영래)과 남자 소총 50m 3자세(김종혁)에서 은메달을 땄고, 태권도 남자 58kg급에서 이대훈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탁구 남자 단체전에서도 유승민(30)·주세혁(32)·오상은(35)이 비록 만리장성 벽을 넘지 못했으나 노장 투혼을 발휘하며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부천 출신의 유승민은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런던올림픽 마지막날인 12일 밤에는 남자 복싱 60kg(라이트급)에서 한순철이 16년만에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동메달 7개
동메달은 올림픽 4연패에 실패한 남자 양궁 단체전(임동현·김법민·오진혁)을 비롯해, 유도 남자 66㎏이하급(조준호), 남자 펜싱 플뢰레(최병철),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정진선), 펜싱 여자 플뢰레 단체전(남현희·정길옥·전희숙·오하나), 배드민턴 남자 복식(이용대·정재성)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이 이끈 남자축구 올림픽 대표팀은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선사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영국을 5-4로 누르고 올림픽 출전 사상 64년만에 4강 진출이란 새 역사를 쓴데 이어, 준결승전에서 브라질에 0-3으로 패했으나 동메달 결정전(3-4위전)에서 사상 최고의 한일전 빅매치에서 일본을 2-0으로 완파하며 64년만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축구사의 새로운 역사를 쓰며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안겼다.
메달 못지 않은 감동과 투혼
이번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 가운데 비록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감동과 투혼을 발휘한 선수와 종목도 있었다.
‘역도의 여왕’ 장미란은 들어올리지 못한 바벨을 쓰다듬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한국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도 사상 철 올림픽 결선에 진출해 5위를 차지하며 한국 리듬체조 역사의 새장을 열었다.
‘우생순’ 신화에 도전했다가 4위에 그친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불꽃 투혼, 8년만에 올림픽에 출전해 36년만에 메달 획득을 노렸다가 4위에 그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선전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그밖에도 비인기종목인데도 불구하고 묵묵히 그라운드를 누빈 남녀 하키대표팀과 남자 핸드볼대표팀 등을 비롯한 각 종목에 대한민국을 대표해 출전한 태극전사들의 투혼과 선전은 앞으로 한국 스포츠의 외연 확장과 더불어 골고루 메달을 획득하는 값진 땀방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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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길었던 2012년 여름 폭염에 밤잠을 설친 국민들에게 런던올림픽에서 보여준 대한민국 선수단의 승전보와 스포츠 강국으로 한단계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여름밤의 청량제 역항을 한 ‘행복 바이러스’ 였다.
17일간 지구촌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2012 런던올림픽의 감동과 환희의 드라마는 4년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2016년 브라질올림픽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2012 런던올림픽 페막과 더불어 시나브로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