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중동신도시 아파트단지내 숙박시설 건립을 반대운동을 전개, 시로부터 건축허가 취소를 얻어내는 성과를 거둔 시민단체 및 아파트단지 주민 대표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져 앞으로 공익적 차원의 시민단체 및 주민운동이 상당히 위축될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2단독재판부(재판장 안병욱 판사)는 지난 9일 오전 302호 법정에서 열린 숙박시설 신축 반대로 인해 지난 2000년 9월 건축주로부터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됐던 시민단체 및 아파트단지 주민대표 4명에게 각각 벌금 30만~50만원씩의 유죄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공익적 차원은 인정하지만 법적 하자없이 허가신청을 받고 숙박시설 건립 공사를 방해한 것은 실정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죄판결은 받은 시민단체 대표는 부천YMCA 이래일 사무총장, 아파트 주민대표는 당시 영남아파트 대표회의 나병연 회장·삼보아파트 대표회의 전병하 회장·뉴서울아파트 대표회의 차문주 총무 등 4명이다.
이들은 지난 2000년 8월 원미구 중동 포도마을 인근 중동 1162와 1162의 8 두 곳에 7층과 10층 규모의 대형 숙박시설 건립 허가를 시로부터 받아 신축중이던 공사현장 앞에서 공사반대 등으로 요구하며 주민들과 농성을 벌이다 건축주로부터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됐었다.
당시 이같은 아파트주민들의 숙박시설 건립 반대운동에 힘입어 시로부터 건축허가 취소 결정을 이끌어냈으며, 중동신도시 아파트단지내에 추가 숙박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차단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었다.
그러나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은 이들 시민단체 및 아파트주민 대표들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부천시가 건축주로부터 토지매입을 하면서도 정작 이들 시민단체 및 주민대표에 대한 소(訴) 취하를 유도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상당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이들은 “벌써 3년 전에 있었던 일이어서 당시 숙박시설 건립 반대운동에 참여했던 아파트 대표회의 간부들과 많은 주민들이 이사를 한 상태”라며 “당시에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러브호텔 건립 반대운동에 동참했으나 이제는 개인적인 문제로 전락해버린 것이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고 밝혔다.
전병하 현 중동신도시입주자대표연합회장은 “이번 판결은 앞으로 공익적 명분만 내세워 대다수 주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주민자치운동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시는 물론 지역내 시민사회단체와 아파트주민들도 이번 판결에 대해 다시한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시민단체 및 아파트 주민대표들이 러브호텔 건립 반대운동에 따른 법원의 유죄판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와 시의회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명예회복 차원의 적극적인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