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와 개혁실천 부천시민사회단체협의회 주최로 어제(24일) 오후 2시 부천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올바른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을 위한 부천시민 토론회에서 하승우 경희대 NGO대학원 겸임교수는 ‘부천시 참여예산제 발전을 위한 제언’이란 기조 발제를 통해 “부천시의 조례안은 참여예산제도의 4대 핵심구조라고 할 수 있는 지역회의(참여예산주민회의), 예산위원회(참여예산시민위원회), 예산협의회(참여예산조정위원회), 예산연구회(주민참여예산제연구회, 시민예산학교)를 모두 갖추고 있어 한국의 조례안 중에서 아주 선진적인 조례안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문제는 구체적인 운영과정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만참여예산제도에 대한 주민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실질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 먼저 부천시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필요하고 그 분석된 내용이 주민들의 눈높이에서 설명돼야 하며 두꺼운 예산서를 던져주고 의견을 얘기하라고 하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 교수는 또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회의가 열리고 운영돼야 한다”며 “주거형태, 가구별 노동(전업, 맞벌이 등), 연령대 등 주거인구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정보와 참여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주민자치위원회만이 아니라 부녀회,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학교운영위원회, 동아리 등 다양한 지역 소모임들을 활용해야 한다”며 “님비라고 볼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을 공적인 자리에 끌어내서 공공의 관점에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주민회의의 권한이 강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자칫 동네별 나눠먹기식 사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단체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공무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주민참여와 행정의 합리성ㆍ효율성이 배치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파트너십의 관점에서 다양한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의 공공성을 강화시킨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활동그룹을 만들어야 한다”며 “촉진자 역할을 담당하는 그룹이 있어야 참여예산 모임의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고,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예산 제안으로 만들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주민참여예산제 따로,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 경제 따로, 마을만들기 따로, 이렇게 생각하면 곤란하고 지역사회를 전일적인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위원회나 주민회의 운영 규칙들을 하나씩 정해 나가야 하고. 논의과정을 통해 정책반영 여부와 우선 순위가 조정될 수는 있지만 좀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기준과 절차가 보완돼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실행지침을 마련해서 불필요한 논란거리를 없애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 교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참여예산제에 참여할 주민의 범위를 확대시켜 청소년이나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참여예산제도를 통해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유럽의 경우 이주민의 주민성을 인정하는 데니즌(denizen)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