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내도 마르지 않는 맑은 옹달샘처럼-
구정혜 2007-04-11 6390



‘행복한 나그네 매표소’를 읽고 적잖이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내가 학교 다닐 때에도 다리가 불편한 영미친구가 있었는데 한번도 책가방을 들어 준다거나 다가가서 말을 건네보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으레 매일 함께 다니는 애주 친구의 몫으로 여겼습니다. 지하철 안에서나 재래시장 어귀에서 불편한 몸으로도 물건을 팔겠다고 앉아서 수레를 밀면서 다니거나 시각장애인을 대할 때에도 내 마음에는 늘 그 사람들을 동정어린 마음으로 가득했습니다.

천원짜리 지폐 한 장, 동전 몇닢으로 물건을 사거나 바구니에 돈을 담아 주면서 마치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도와주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곤 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렵게 세상과 맞서 살아가려고 발버둥 치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수명씨의 책을 읽으며 이러한 부끄러움들을 다시금 마음속에 각인하게 됐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참다운 삶인지 알게 됐습니다.

나만 생각하고 그저 편안하고 안일하게 살아가려는 개인주의 의식이 팽배해져 가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수명씨는 작지만 울림이 큰 많은 메시지를 전하여 줍니다.

자신을 비관하여 전철역 플랫홈에 갔을 때의 죽고 싶은 심정을 반전하여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보다 어려운 이들에게 주저없이 내미는 따뜻한 손, 뭇사람들을 위해 눈을 쓸고 청소를 하고, 그리고 음악을 들려주고, 시를 읽게 하여 사람들의 가슴에 정을 싹트게 하고, 행복을 가꾸어 가는 노력은 쉽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직장이나 가정 혹은 개인적인 어려운 문제에 맞딱뜨린 사람들에게는 용기와 웃음을 주는가 하면, 이와 반대로 불의를 보고는 끝까지 해결하는 참된 의지로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 가고 있는 사나이입니다.

행복한 나그네 매표소는 맑은 옹달샘이라고 할까요?. 늘 사람들이 있고 미소가 있고 그리고 행복과 사랑이 있습니다.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같은 곳이어서 우리들의 팍팍한 가슴을 부드럽게 적셔 줍니다.

매일 매표소 앞을 지나다닙니다. 매표소가 있는 길로 접어들면 괜스레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마치 좋아하는 사람이 기다리기라도 하듯이 화장실을 갔거나 은행에 가고 매표소 문이 잠시라도 닫혀있으면 순간, 서운함이 내 가슴에 가득 찹니다.

어느새 나도 행복한 나그네가 됐습니다. 오늘도 매표소를 지나왔습니다. 춥지? 하고 한마디 건넸더니 어여쁜 긴머리 아가씨가 얼굴을 내밉니다.

수명씨의 모습을 찾는데 아가씨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누나!, 저~ 점심도시락 먹고 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의 친구가 수명씨의 점심시간을 위해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아가씨입니다.

그곳엔 그렇게 옹달샘처럼 마음이 맑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운 그래서 세상은 참으로 살맛나는가 봅니다.

‘행복한 나그네 매표소 시인,장수명’ 수필집은 어두운 밤에 한 줄기 빛을 밝히는 책입니다.

삶에 지치고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더없이 따뜻한 온기로 전해질 것입니다. 이런 불빛이 점점 많아져서 세상이 밝고 맑고 따뜻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들 모두 행복한 나그네가 되어 살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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