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013년도 새해 정부 예산안에 대해 구랍(舊臘) 31일 밤샘 논의 끝에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1일 새벽 4시 본회의를 열어 정부안에서 5천억원을 줄인 342조원 규모로 통과시켰다.

새해 첫날 오전 6시6분께 실시한 투표에는 273명의 국회의원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202명, 반대 41명으로 2033년도 새해 예산안이 통과됐다.

여야는 어젯밤 새해 예산안을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지만, 민주통합당이 ‘제주 해군기지예산’(2천9억6천600만원 규모)에 대한 부대의견을 놓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본회의가 지연됐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밤새 대치하다가 1일 새벽 4시께 다시 본회의를 열어 5시50분께 새해 예산안을 상정해 표결 처리했다.

올해 정부 예산안에서는 0세에서 5세까지 무상보육과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등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민생 복지예산이 대표적으로 증액됐다.

국회는 새해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이른바 ‘박근혜 예산’ 마련을 위해 검토해온 국채 발행 계획을 백지화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한 ‘박근혜 예산’ 2조4천억여원이 반영됐다. 박근혜 당선인의 복지공약 중 예산 증액이 이루어진 것은 ▲0~5세 무상보육 ▲육아 서비스 개선 ▲맞벌이부부의 일-가정 양립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 월급 인상 ▲중소기업 취업 희망사다리 ▲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 등이다.

여야가 막판까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인 ‘제주 해군기지 예산’은 정부 원안인 2천9억6천600만원으로 편성하되, 예산 집행을 70일간 보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기간 동안 제주 해군기지가 민군 복합미항으로 적절한지 타당성 조사를 거치기로 했다.

국회는 또 금융소득 종합과세기준을 기존 4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낮추는 세법 개정안 등 예산 관련 법안들도 처리됐다.

특히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해 재정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중교통 육성·이용 촉진법 개정안’(택시법)과 대형마트의 영업제한 시간을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로 하고 의무 휴업일을 일요일을 포함한 공휴일 월 2회로 규정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대형마트 규제법)도 처리했다.

국회는 5년만에 새해 예산안의 여야 합의 처리라는 기록에도 불구하고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서 예산안을 처리하는 불명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