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5명이 오는 27일 집단 탈당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새누리당의 분당 시기와 규모가 결정된 셈이다. 이로써 새누리당의 분당(分黨)은 초읽기에 들어가 보수 정당 사상 초유의 분당 사태가 가시화 되고 있다.

비박계 의원 35명이 집단 탈당을 하게 되면 새누리당 의석수는 128석에서 93석으로 줄어들게 된다. 탈당 의원이 더 늘어날 수도 있어 새누리당 의석수는 유동적이다.

또 새누리당을 탈당한 비박계 의원들이 신당을 창당하게 되면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20명)을 충족하게 돼 20대 국회는 더불어민주당(121석), 새누리당(93석), 국민의당(38석), 비박당(35명) 등 원내교섭단체가 4당 체제가 되며, 탈당 의원수에 따라 제3당이냐, 제4당이냐가 바뀔 가능성도 있는 가운데 정의당(6석), 무소속(7석)과 더불어 정치 지형도 바뀌게 된다.

김무성ㆍ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1명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오는 27일 집단 탈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이 회동 직후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황영철 의원은 “오늘 저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며 “회동에 참석한 33명 중 2명을 제외한 31명이 뜻을 모았고, 분당 결행은 12월 27일에 하겠다. 더 많은 의원의 동참을 호소하고 지역에 내려가 지역 당원과 주민께 우리 뜻을 전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오늘 31명이 동의했지만,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 중에도 뜻을 함께한다고 분명히 밝힌 분이 있다. 오늘까지 확인된 숫자는 총 35명이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회동에 참석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은 김무성ㆍ유승민ㆍ정병국ㆍ이군현ㆍ주호영ㆍ김재경ㆍ나경원ㆍ강길부ㆍ권성동ㆍ강석호ㆍ이진복ㆍ황영철ㆍ김성태ㆍ김영우ㆍ김학용ㆍ김세연ㆍ이혜훈ㆍ이학재ㆍ이종구ㆍ홍문표ㆍ이은재ㆍ정양석ㆍ하태경ㆍ박인숙ㆍ오신환ㆍ장제원ㆍ유의동ㆍ주광덕ㆍ김현아ㆍ박성중ㆍ윤한홍ㆍ정운천ㆍ송석준 의원 등이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주광덕ㆍ 송석준 의원은 집단 탈당에 뜻을 같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은 비박계 의원들과 함께 할 것으로 보이며, 원희룡 제주지사도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발표한 탈당 결의 전문(全文).

오늘 저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 정치의 길을 모으고자 새로운 길에 뜻을 모았습다.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킨 친박 패권 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새 출발을 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친박ㆍ친문 패권 정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듦으로써, 안정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 정치의 대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하겠습니다. 저희는 개혁적 보수 정치의 미래를 위해 다시 바꾸기 위해 어떠한 고난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뜻을 같이한 의원들을 포함, 더 많은 의원들의 뜻을 모으기 위해 앞으로 며칠 동안 더욱 더 노력할 것입니다.

저희들의 탈당 결행은 12월 27일날 하겠습니다. 다시 하겠습니다. 탈당이라는 표현보다 분당이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12월 27일을 분당 시점으로 잡았습니다.

이렇게 날짜를 잡은 이유는 우리의 뜻이 조금 더 많은 의원들에게 전달돼서 더 많은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뜻을 함께한 의원들은 지역에 내려가 지역민과 당원들에게 우리의 뜻을 전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번 주말을 기해 의원들이 지역에 가서 지역시민과 당원에게 전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들어 27일로 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저희들의 실질적인 준비를 위해 주호영·정병국 의원을 여러가지 준비를 위한 준비위원장으로 했습니다.

오늘 31명이 동의했지만,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 중에도 뜻을 함께한다고 분명히 밝힌 분이 있습니다. 오늘까지 확인된 숫자는 총 35명입니다.

↓추가 업데이트

◇유승민 의원= “저희도 그동안 많은 고민을 했고 저는 평소에 보수가 바뀌면 정치가 바뀐다고 신임을 갖고 정치를 해 왔습니다. 그래서 늘 따뜻한 모습, 정의로운 보수 얘기를 해 왔습니다.

새누리당에서 그 보수의 개혁, 보수 혁명을 통해서 새로운 정치 혁명을 해 보고자 끝까지 노력을 했습니다마는 새누리당 안에서는 보수 개혁, 보수 혁명을 통한 정치 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국민들께서 다시 마음을 둘 수 있고 저희들 자식들한테도 떳떳할 수 있는 그런 보수를 새로 시작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가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김무성 의원= “저희들이 오늘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번민을 하고 또 동지들과 같이 토론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결정을 하게 된 데 대해서 참 가슴 아픕니다.

오늘 회의에 참석했던 모든 의원들이 뜻을 같이하는 부분 한 부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들이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서 먼저 국민 여러분들께 석고대죄하면서 용서를 구합니다.

저희는 지난 2012년 박근혜 정부의 탄생을 위해서 온 몸을 바쳐서 뛰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여망을 담아서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노력했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정치는 헌법 유린으로 이어지면서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을 초래하게 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해서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들을 실망시켰습니다.

저희들은 이러한 상황을 목숨을 걸며 싸우면서 막아야 했었습니다마는 저희들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 점에 대해서 한없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엎드려서 사죄 말씀 드린다는 말씀을 꼭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