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에서 가장 많은 점포수(312개)와 상인(500여명)을 보유한 부천자유시장이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자격 논란이 불거지면서 내부 갈등에 휩싸여 자칫 법적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는 가운데(▶관련기사 클릭), 지난 11일 연임한 현 회장이 감사 3명이 감사보고서(2018년 3월~ 2020년 3월 13일)를 통해 지적한 사항에 대해 해명했다.

현 회장은 어제(17일) 오후 인터넷 더부천(thebucheon.com)을 만나 본인의 사업자등록증 문제와 관련, “공개할 수 없다”고 몇 차례 거부하다가 공개했다. 2000년 2월 9일과 2020년 3월 9일 발급된 사업자등록증에는 등록번호, 연도(1999년 3월 1일), 사업장 소재지(부천시 심곡본동 537-14), 상호, 사업의 종류(업태- 소매 도매, 종목- 생활 잡화 슈퍼) 등이 모두 일치해 상인회장 후보자격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 회장은 자신의 사업자등록증에 대해 공개를 요구하는 상인회 회원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업자등록증으로) 문제를 삼을 경우에 부천시에서 요구하거나, (소송시) 법원에 제출하려고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사회 동의를 거치지 않고 체육대회 기념품인 앞치마를 430만원 이상 금액으로 집행한 것에 대해서는 “카톡 단톡방(단체채팅방)을 통해 의견을 구했다”고 했다.

상인회에서 매월 5만원씩 주민자치위원회 회비로 지출하는데 대산동으로 행정구역이 통합됐는데도 11개월간 55만원의 공금을 지출했다는 감사보고서 지적에 대해서는“직전 회장 때부터 관행적으로 지출된 것을 뒤늦게 알고 지난해 12월부터 지출을 중지했다”고 했다.

상인회 경조사시 조사(弔事)에만 조의금 10만원을 지출토록 돼 있는데, 경사에도 40만~50만원이 지출된 것에 대해서는 “직전 회장도 그런 지출 내역이 있어서 했다”고 했다.

모 방송사 보도사진 앨범집(1권당 19만원 3권= 57만원)을 이사회 동의없이 무단 집행했다는 감사 지적에 대해서는 “방송도 되지 않았고, 해당 책자를 파는 판매원의 상술에 속았고, 다른 전통시장에서도 이같은 일이 발생해 책자를 반환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론사를 빙자해 책자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사람에게 속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상인회원들에게 여름 티셔츠를 지급하면서 남은 수벌의 티셔츠를 임의로 상품권으로 교환한 것에 대해서는 “24만원 상품권(장당 8만원)으로 교환한 것인데 잡음이 있었던 것같다”며 해명했다.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단에서 진행한 3천만원으로 추정되는 부천자유시장 내 기둥 색조 페인트 공사를 친구에게 의뢰해 시공했다고 지적에 대해서는 “1차 공개 입찰에서 신청 업체가 없어 2차 입찰에 2개 업체가 신청해 전문가 평가를 거쳐 선정되는데 지인(아는 사람)이 된 것”이라고 했다.

회장직(7대) 임기가 만료되면 책임을 통감하고 연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언중에 불쑥 나온 말인 것같다”고 했다.

현 회장은 상인회장 선출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이유에 대해 “감사 중 한 명이 상인회장 선거에 입후보 하려다가 자격조건이 안돼 입후보를 못했다”며 에둘러 말했다.

부천자유시장 상인회장 후보 자격 요건은 ▲본인 사업자로 5년 이상 장사를 해야 하고 ▲2년 이상 이사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한다.

제8대 부천자유시장 상인회장 후보자 모집 공고는 3월 2~11일까지 했고, 현 회장이 자체 구성한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실시해 3월 11일 연임이 확정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과정을 문제 삼는 측에서는 이 과정에서 중대한 하자가 있어서 무효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난 2월초 정기총회에서 상인회장 후보 자격 중 본인 사업자로 5년 이상 장사를 해야 한다는 규정에 대해 기타 안건으로 정식 안건에 상정돼 3월 임시 총회에서 찬ㆍ반 의결로 처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회장이 임시적으로 상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2월 21일 임시총회에서 처리하려고 했다가 설문조사가 일방적이고 신빙성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임시총회가 무산되고 말았다.

현 회장은 임시총회가 무산되자 이사회를 소집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 3월 2~11일까지 후보자 모집 공고를 내고 단독 후보가 돼 연임이 결정됐지만, 임시총회 무산으로 인해 일련의 선거과정아 불법적으로 진행된 관계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현 회장은 “이번 상인회장 선거에 입후보 하려했던 감사 한 명은 5년 이상에서 1개월 22일 부족하고, 이사 경력이 없어서 입후보를 못했고, 전임 회장도 입후보 했는데 이사 경력이 2년 이상이 안돼 자격 미달로 인해 제가 단독 후보가 돼 상인회장에 선출된 것”이라고 했다.

현 회장은 4대, 5대에 이어 7대까지 6년간 부천자유시장 상인회장을 맡았고, 이번에 8대 상인회장 선거 나섰다.

부천자유시장 상인회장 후보 자격요건 중 ▲본인 사업자로 5년 이상 장사를 해야 한다는 규정은 4대 회장 당시부터 있어 왔고, ▲2년 이상 이사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은 현 회장이 7대 회장(2018년)으로 있을 당시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부천자유시장의 이사는 1구간, 2구간, 3구간 등 각 구간별로 5명씩이 상인회장 임기(2년)와 함께 활동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상인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할 경우, ▲본인 사업자로 5년 이상 장사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2년 이상 이사 경력을 충족하지 못해 입후보 자격이 제한되는 관계로, 2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가 부천자유시장 내에서 한 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라고 한다.

이같은 까다로운 입후보 자격 조건이 이번 상인회장 선출 논란의 불씨로 작용한 측면이 있고, 상인회 회원들간 투명한 소통 과정이 다소 문제가 있었지 않느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8대 회장직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다툼은 “해볼테면 해봐라” 식으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당분간 냉각기를 가지면서 8대 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