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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는 4일 오후 구단 사무실에서 허건 선수와 1년간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구단 측에 따르면 허건 선수는 “전례 없는 방법(서포터즈 헤르메스의 재계약 모금운동)으로 다시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드리며, 경기장 밖에서는 피나는 노력으로, 경기장에서는 온힘을 다해 뛸 수 있도록 하겠다. 무조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돼 좋은 성적을 올려 팬들께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속보>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천FC1995(이하 부천FC)는 방출 위기에 놓였던 미드필더(MF) 허건(26) 선수와 재계약을 추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부천FC 구단 정해춘 대표이사는 3일 오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허건 선수 재계약을 위한 모금운동에 참여해 주신 많은 분들의 소중한 손길에 구단은 내부회의를 통해 허건 선수와 재계약을 진행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허건 선수와 신속히 재계약을 진행해 오는 5일부터 재개되는 제주도 2차 전지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일련의 여러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해서는 빠른 해결을 통해 구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부천FC의 허건 선수와 재계약은 서포터즈 ‘헤르메스’가 또하나의 저력과 스토리를 만들어 내면서 가능했다.

허건 선수는 2013시즌 마감후 드래프트를 통해 신인선수들을 대거 영입하고 기존 선수들을 방출하는 과정에서 선수 선발 과정에 대한 비리 의혹에 제기됐고 급기야는 곽경근 전 감독이 전격 경질(1월8일)되는 후유증을 겪는 과정에서 허건 선수도 방출 대상에 포함되면서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허건 선수는 2011년 3부리그 격인 챌린저스리그부터 부천FC에 몸담았고, 지난해 프로구단 출범 첫 해에는 18경기에 출전해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으나, 2014년 시즌에는 부천FC를 떠나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같은 소식은 접한 부천FC 서포터즈 ‘헤르메스’는 지난달 24일 팬페이지(bucheonfc.netㆍ바로 가기 클릭)를 통해 “허건 선수가 방출 통보를 받았고 현재 부천FC 구단측에서는 곽경근 전 감독이 선수단 규모를 무리하게 확장, 예산 문제로 인해 허건 선수와 재계약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알리며 “팀 정상화의 일환으로 부천팬 여러분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허건 선수 재계약 모금운동’을 개시하자”고 제안, 1월24일까지 통장 잔액(87만6천14원)을 공개하며 다음날인 1월25일부터 2월2일까지 모금운동을 전개했다.

헤르메스가 중심이 된 모금운동은 모금 4일째인 1월28일 오후 3시까지 1천125만7천여원을 모금한데 이어, 모금운동 마감 이틀을 남긴 1월31일까지 1천753만2천여원이 모금되는 등 ‘세뱃돈까지 올인한다’는 팬 등 허건 선수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보태지면서 3일 오후까지 총 2천747만7천22원을 모금해 부천FC 구단측에 허건 선수와의 재계약을 위해 보태라며 전액 전달키로 했고, 구단측은 이날 오후 허건 선수와의 재계약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밝혔다.

헤르메스는 “허건 선수와의 재계약 과정에서 연봉이 모금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액은 구단에서 전액 부담하며, 모금액보다 연봉이 적을 경우에는 차액만큼의 시즌권을 지역내 소외계층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헤르메스는 “이번 모금운동은 단순히 선수 개인의 재계약을 넘어 부천팬 모두가 다 함께 만들어가는 부천FC를 보여줬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며 “많은 일들로 인해 웃기도, 울기도, 가끔은 넘어지기도 하지만 우리가 직접 만든 이 클럽, 끝까지 우리의 손으로 이끌며 부천팬 모두 함께 가자”고 부천FC에 대한 무한 사랑을 밝혔다.

방출 통보로 가장 우울했던 허건 선수는 부천FC 선수들 가운데 가장 행복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기록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