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소속 부천FC1995(이하 부천FC)에서 올시즌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방출 위기에 놓였던 허건 (26) 선수가 부천FC 서포터즈 ‘헤르메스’를 중심으로 재계약 모금운동을 통해 2천747만7천22원을 모금해 부천FC 구단 측에 전달했고, 구단은 지난 4일 오후 허건 선수와 1년간 재계약을 체결해 5일부터 시작된 제주도 2차 동계전지훈련에 합류토록 했다.

허건 선수는 5일 오후 11시23분에 부천FC 서포터즈 헤르메스 팬페이지(바로 가기 클릭)에 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글을 올렸다.

허건 선수는 “이곳에 가끔 들어와 보았지만 막상 글을 쓰려니 쑥쓰러운 마음이 앞서지만 조금이라도 제 마음을 전하고자 글을 올린다”면서 제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을 때와 팬들의 모금운동을 통해 재계약이 성사된 후의 심경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시즌을 마친 후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한동안 멍해 있던 시기가 있었다. 축구선수로서 축구를 너무나도 좋아하기에 다시 운동장에 서고 싶고, 아직은 축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에 혼자 운동도 해봤지만 마음을 잡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축구를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때를 지났기 때문에 조금은 더 무기력했는데, 지인을 통해 모금운동 소식을 듣고 ‘왜 나 같은 하찮은 선수한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스타플레이어도 아니고, 많이 주목 받는 선수도 아니었기 때문에 전례 없던 모금운동이 조금은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는 “회사에서 받은 보너스를 보내신다는 분, 돈이 없으니 물건을 팔아서 동참하신다는 분, 예매했던 비행기 티켓을 취소하셨다는 분, 학생이라 돈이 없어 조금 밖에 하지 못해 미안해하시던 분… 그리고 훨씬 더 많은 분들께서 저를 위해 마음을 모아 주신다는 것에 마음이 벅차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조금 더 잘했더라면 여러분께 이런 모습 보여 드리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정말 좋았다고만 생각했던 기억들이 지금은 너무 후회스럽다. 조금 더 뛰고 조금 더 노력할 것을…”아라며 죄송한 마음도 전했다.
허건 선수는 “다시 운동장에서 부천FC의 유니폼을 입고 땀 흘릴 수 있어 다행이고, 모든 것이 여러분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제겐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며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마음은 절대 잊지 않고 반드시 운동장에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허 선수는 “제가 팬들께 보답할 수 있는 것은 운동장 안에서 죽어라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는 거 같다”며 “팀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며 저에게 다시 부천유니폼을 입게 해주신 헤르메스들과 여러 팬들에게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목숨걸고 뛰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끝으로 “지나온 그 어떤 날보다 행복한 현재를 살고 있다”며 “짧은 글로나마 여러분께 제 마음이 전해졌기를 바라며 여러분과 함께여서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