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사건(최순실 게이트)에 성난 민심이 주말인 12일(오늘) 오후 서울광장에 총집결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세번째 대규모 집회가 열림에 따라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현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와 백남기투쟁본부, 민주노총 등 1천503개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ㆍ약칭 퇴진행동ㆍ바로 가기 클릭)’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에서 ‘백남기ㆍ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대규모로 연다.

이에 앞서 오후 2시부터는 대학로, 종로, 남대문, 서울역, 서울광장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각종 단체들이 사전 집회를 연 뒤 오후 4시에 서울광장에 집결한다.

주최 측은 최소 50만명에서 많게는 100만명, 경찰은 16만~ 17만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08년 6월10일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인원(주최 측 70만명, 경찰 추산 8만명)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등 제(諸)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1시간동안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한 뒤 오후 5시부터 ‘청와대 에워싸기 국민대행진’을 통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행진 코스는 서울광장을 출발해 종로, 태평로, 을지로, 소공로 일대 집회 참가자들이 명동, 서울역, 남대문 등 서울 도심을 행진하면서 동쪽으로는 종로3가를 지나 안국역 방면으로 행진하고, 서쪽으로는 서대문역 방면과 경복궁역으로 가는 길까지 청와대를 에워싸는 형태로 행진이 이루어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후 6시30분부터는 ‘대통령 퇴진을 위한 공동 행진’이 진행돼 불빛 시위를 시작으로 함성, 합창, 분노 등을 집단적으로 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10초씩 3번의 퇴진을 촉구하는 함성을 지르고, 노래 아리랑 목동을 개사한 ‘하야가’와 윤인석 씨의 창작 노래 ‘이게 나랴나’를 합창한데 이어, 대통령 퇴진과 하야, 처벌을 촉구하는 구호를 반복해서 5분간 제창할 예정이다.

주최 측이 경찰에 신고한 행진 코스는 모두 5개 코스로, 서울광장을 출발해 △세종로에서 청운동 사무소 구간 △의주4거리에서 내자4거리 구간 △정동길에서 내자4거리 구간 △을지로에서 내자4거리 구간 △한국은행에서 내자4거리 구간 등으로, 4개 코스의 행렬은 경복궁역 앞 내자4거리에 모이고 1개 코스의 행렬은 청와대 바로 앞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향하는 것이다.

경찰은 이 가운데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경로는 행진 자체를 불허했고, 나머지도 내자 교차로까지는 오지 못하게 한다고 통보했다.

주최 측에서도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행진은 하지 않더라도 내자동까지는 가겠다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며 경복궁역까지 평화 행진을 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행정법원은 광화문 세종대왕상까지만 행진을 허용한 경찰의 조건 통보를 막아 달라며 참여연대가 청구한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12일 오전 11시 심문하기로 했다.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은 종로와 을지로, 삼일대로, 신문로 등 도심 내 도로에서의 행진은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청와대 인근에서의 행진은 금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행진 차단선은 중앙은 세종대왕상, 서쪽으로는 광화문역을 기준으로 같은 선상의 교차로, 동쪽으로는 조계사 앞ㆍ교동초등학교 앞 등이어서 행진을 둘러싸고 주최 측과 경찰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만큼 사전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행진이 끝나는 오후 7시부터는 1천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로 광화문 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 행동’ 문화제가 열린다.

문화제는 방송인 김제동ㆍ김미화, 가수 이승환ㆍ전인권ㆍ정태춘 등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발언, 공연 등을 펼치고,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 등으로 일요일인 13일까지 ‘난장(亂場)’ 행사가 어이질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가용 인원을 총동원해 272개 중대 2만5천여 명을 집회 관리에 투입하고, 이전 두 차례 집회와 마찬가지로 집회 참가자들을 자극하지 않고 안전관리와 교통 소틍 등에 중점을 두면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도 참여해 서울 청계광장 등지에서 당 차원의 규탄대회를 개최한 뒤 촛불집회에 공식적으로 처음으로 참가한다는 점에서 야3당이 거리로 나와 장외투쟁 나선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날 집회에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를 비롯해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민주당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