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권의 매서운 강추위에 함박눈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를 보인 21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재벌 총수 구속을 촉구하는 13번째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 반대 및 기각을 주장하는 친박(친박근혜) 보수단체의 이른바 태극기집회인 10차 맞불집회가 열렸다.

◆13차 촛불집회

전국 2천300여개 노동ㆍ시민ㆍ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ㆍ약칭 퇴진행동ㆍ바로 가기 클릭)’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열린 13차 촛불집회의 명칭을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로 정해 진행했다.

설 연휴 전에 열린 마지막 촛불집회는 오후 4시 민중총궐기 투쟁선포대회와 오후 5시 사전발언대에 이어 오후 6시부터 본집회를 연 뒤 오후 7시30분부터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삼성 자회사가 있는 종로 타워 등 3개 경로로 행진을 실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앞에서는 조속한 탄핵 인용 촉구와 함께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가 열렸고,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과 재벌 총수들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종각역 근처 삼성 본관과 SK, 롯데 건물 앞에서 ‘광화문 구치소’에 재벌들을 가두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재벌도 공범이다’를 외쳤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열린 13차 주말 촛불집회에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32만명, 부산 1만7천명 등 지방 3만2천400여명이 모여 전국적으로 총 35만2천400여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최강 한파 속에 열린 12차 주말 촛불집회 참가인원이 전국 기준으로 14만6천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날 오후 내내 눈보라사 휘날리는 가운데 열린 13차 촛불집회의 참가 인원은 서울에서만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10차 맞불집회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ㆍ바로 가기 클릭)를 비롯한 50여개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보수단체가 참여하는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10차 태극기 집회- 탄핵무효, 철저한 진상조사 및 국가안보를 위한 집회’를 열고 헌법재판소에 박 대통령 탄핵안 기각을 요구했다.

이날 1부 집회에서는 2014년 6월 박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다가 “일본 식민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자진 사퇴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나와 “어둠의 세력, 망국의 세력이 날뛰고 있다. 이들이 뇌물죄로 대통령을 탄핵하려 하면서 헌법상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뇌물죄로 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영장이 기각됐으니 탄핵심판도 뇌물죄 부분을 빼고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부 집회가 끝난 뒤에는 대한문 앞~ 한국은행~ 숭례문을 거쳐 다시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2.1km 거리의 행진을 실시했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또 다른 단체인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바로 가기 클릭)은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탄기국 집회에 합류했다.

탄기국은 이날 집회에 125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집회 참가 추산 인원 집계에 대한 논란을 의식해 자체 추산한 양측 집회 참가수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193개 중대 1만5천500여명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별다른 충돌없이 양측 집회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