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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칼럼] ‘모란도(牡丹圖)’
향기는 없지만 꽃들의 왕
‘부귀영화와 풍요’ 상징 
더부천 기사입력 2014-12-18 11:46 l 부천의 참언론- The부천 storm@thebucheon.com 조회 8193


▲김혜경作 ‘모란도(牡丹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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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에는 꼭 빠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형형색색의 ‘모란도(牡丹圖)’입니다. 몇 년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선덕여왕>(2009년 5월25일~12월22일)을 여러분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삼국유사’에는 선덕여왕 당시 당나라 태종이 홍색, 자색, 백색의 모란 그림과 씨앗을 서되 보내왔다는 기록이 있는데, 선덕여왕은 모란 그림을 보고 “이 꽃은 필시 향기가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이내 씨를 땅에 심으라고 명하였습니다.

그 후 씨가 자라 꽃이 피고 보니 과연 향기가 없었습니다. 이에 사람들이 그림만 보고 모란이 향기가 없다는 것을 어찌 알 수 있었는가를 물으니, 나비가 그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 답하여 사람들이 선덕여왕의 영민함에 놀랐다고 합니다.

‘모란도’는 원색의 붉은색 꽃과 순도 높은 녹색의 잎이 서로 대비돼 매우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 효과를 나타내는 그림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정통 화가들이 그린 모란도가 수묵 위주로 채색을 극히 제한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른 점입니다.

그것은 전통적으로 고급 문화가 감각적 욕구를 천한 것으로 여겨 그것을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행위라고 생각하는데 반해, 민화(民畵)에서는 오히려 감각적 욕구를 강조하고 중요하게 여기며, 그 이유는 바로 서민들의 가식 없는 심성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모란도’의 채색은 화려하고 풍성하지만 벌과 나비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은 위에서 말한 선덕여왕의 고사에서 유래된 듯하지만, ‘모란도’의 기본적인 의미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한편, 모란의 또 다른 상징은 부귀(富貴)입니다. 송나라 유학자 주돈(周敦·1017∼1073)은 화려한 모란을 부귀한 꽃이라 했습니다. 부귀하다는 것은 재산이 많고 출세한다는 뜻이니, 현실적으로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고 왕의 권위 뿐만 아니라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은 궁중 그림이나 문양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래서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모란 병풍이 일월오봉도나 십장생도 병풍만큼 많이 만들어졌으며, 모란 병풍은 주로 왕이 거처하는 어전이나 침전에 설치됐습니다.

왕실의 혼례인 가례(嘉禮)나 왕세자를 책봉하는 예식인 책례(冊禮)와 같은 즐거운 잔치 뿐만 아니라 제례나 상례와 같은 슬픈 의례 때도 모란 병풍은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이처럼 모란은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상징이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징성 때문에 신부의 예복인 원삼이나 활옷에는 모란꽃이 수놓아졌으며, 선비들의 소박한 소망을 담은 책거리 그림에도 부귀와 공명을 염원하는 모란꽃이 그려졌습니다. 왕비나 공주와 같은 귀한 신분의 여인들의 옷에는 모란 무늬가 들어갔으며, 가정집의 수(繡)병풍에도 모란은 빠질 수 없었습니다.

또한 옛사람들은 미인을 평함에 있어서 활짝 핀 모란꽃과 같다고 평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란꽃의 생장 상태를 보고 길흉을 점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즉, 꽃과 잎이 풍성하게 피어나면 복된 미래가 다가오는 조짐으로, 반면에 꽃이나 잎이 갑자기 시들거나 좋지 않은 색깔로 변하면 가난이나 재앙이 닥쳐올 징조라고 생각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민화(民畵)를 그린 화가들은 모란꽃 그림을 그릴 때 가능하면 꽃과 잎을 풍성하고 화려하게 표현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민화 속에 표현된 꽃그림은 단순히 꽃의 아름다움만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의 꽃그림 속에는 문학과 역사, 사상이 스며 있으며, 민화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갑니다. 바로 인간적인 따뜻함까지 곁들여 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그림에 비해 민화(民畵)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아닐까요?.

◇김혜경 더부천(The부천)에 <민화(民畵) 칼럼>을 연재하는 김혜경 작가는 부천시 소사구 송내1동 소재 삼성약국 대표 약사로 ‘부천의 약(藥)손, 행복 약사’로 29년간 활동하고 있으며,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제5대 부천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돼 행정복지위원회 간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낸데 이어,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지역구인 부천시 바선거구(심곡본동·심곡본1동·송내1동·송내2동)로 출마해 재선에 당선돼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후반기 부의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꼽혔으나 민화(民畵) 보급을 위한 재단 및 박물관 설립과 가톨릭대학교 행정학 박사과정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문화정책 관련 박사학위 논문 준비 등 개인적인 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해 3선 도전을 접었다.

대구여고와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약학과와 가톨릭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부천시 약사회 여약사 회장·부천고 학부모회 총회장·부천시 약사회 총회 부의장·경기도 약사회 보건정책단장·부천시 체육회 운영위원·(사)한국청소년지도자연맹 경기도협회 부회장·(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부천시지회 후원회 부의장·민주평화통일 부천시협의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거나 활동중이며, 부천전통민화협회 회장을 맡아 이르면 내년쯤 민화 보급을 위한 재단 및 박물관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메일(9880kim@hanmail.net).

◇민화(民畵) 조선시대의 민예적(民藝的)인 그림으로, 생활공간의 장식을 위해, 또는 민속적인 관습에 따라 제작된 실용화(實用畵)를 말하며 조선 후기 서민층에 유행했다.

민화는 장식 장소와 용도에 따라 종류를 달리하는데 이를 화목(畵目)별로 분류하면 화조영모도(花鳥翎毛圖)·어해도(魚蟹圖)·작호도(鵲虎圖)·십장생도(十長生圖)·산수도(山水圖)·풍속도(風俗圖)·고사도(故事圖)·문자도(文字圖)·책가도(冊架圖)·무속도(巫俗圖) 등이 있다.
다양한 유형으로 이루어진 민화는 생활형식의 오랜 역사와 밀착돼 내용이나 발상 등에는 한국적인 정서가 짙게 내재해 있고, 익살스럽고도 소박한 형태와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구성, 아름다운 색채 등으로 한국적 미의 특색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어 연구자에 따라서는 민화를 우리 민족의 미의식과 정감이 가시적(可視的)으로 표현된 진정한 의미의 민족화로 보기도 할 정도로, 민화(民畵)는 민중들의 추구하고자 하는 희망과 생각을 그대로 반영해 우리 민족에게 뛰어난 상상력 및 창의력과 남다른 유머 감각이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민화(民畵)에는 순수함·소박함·단순함·솔직함·직접성·무명성·대중성·동일 주제의 반복과 실용성·비창조성·생활 습속과의 연계성 등의 특성이 잘 나타나 기복(祈福)·사랑·익살 그리고 변화와 균형, 대비와 조화 등을 표현해내는 멋스러움 등이 담겨져 있다.

이같은 민화(民畵)에 대한 관심이 요즘에는 크게 줄어들어 전통과 명맥을 이어나가는 일이야말로 점차 사라져가는 소중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민화(民畵)를 시대적 흐름에 맞게 선보이는 노력 역시 꾸준히 이어져야만 우리의 생활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대중적인 실용화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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